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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장기하와 얼굴들 - 그 때 그 노래

by 보라색두부찌개 2022. 1. 17.

나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떤 음악, 어떤 가수를 좋아하세요? 라고 하면 장기하와 얼굴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쓸쓸하고 미어지는 상황을, 덤덤한 사람이 최대한 감정을 꾹꾹 눌러서

표현한 음악이라서, 먹먹해지면서 좋다.

그 중에서도 "그 때 그 노래" 라는 노래가, 최근의 나를 잘 달래주고 위로해주고있는 듯 하여

이 노래에 대해서 몇글자 적으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jA1Przdo0ZE 

"그 때 그 노래"는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 연주가 곡을 이끌어가는 단순한 곡 진행을 갖고있는데,

이는 장기하의 보컬이 더 돋보이면서 쓸쓸한 기타와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잊고싶어하는 기억이 있을 텐데, 다 잊었다고 생각할 무렵, 갑자기 물 밀듯이 들어오는 

생각들 속에, 나는 잊은게 아니라 묻어뒀던 것이구나 하며 허무해지는 순간을 너무나도 잘 긁어주는 가사를 갖고있다.

 

그 때 그 노래 가사

너무 빨리 잊어버렸다 했더니
그럼 그렇지 이상하다 했더니
벌써 몇 달째 구석자리만을 지키고 있던 음반을
괜히 한번 들어보고 싶더라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예쁜 물감으로 서너 번 덧칠했을 뿐인데
어느새 다 덮여버렸구나 하며 웃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그렇다고 내가 눈물 한 방울 글썽이는 것도 아니지마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예쁜 물감으로 서너 번 덧칠했을 뿐인데
어느새 다 덮여버렸구나 하며 웃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그렇다고 내가 눈물 한 방울 글썽이는 것도 아니지마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가사도 너무나도 먹먹하면서 좋은데, 제일 좋은 가사를 꼽아보자면,

 

예쁜 물감으로 서너 번 덧칠했을 뿐인데
어느새 다 덮여버렸구나 하며 웃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그렇다고 내가 눈물 한 방울 글썽이는 것도 아니지마는

 

위 가사를 뱉은 후, 음악이 잠시 멈춰서 여백을 주는데, 먹먹함을 배로 주는 것 같다.

 

이 노래는, 사랑이든, 사람이든, 어떤 사건이든 어느 것을 대입을 하더라도 잘 맞아,

들을 때 마다 질리지않고 새롭고 느껴지는 쓸쓸함이 달라서,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