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장기하와 비비를 좋아하던 나는, 장기하가 작곡과 작사를하고 비비가 부른다는 소리에 먼저 달려가서 들어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smdmEhkIRVc&ab_channel=BIBI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했었지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둘이서 먹다 하나가 쓰러져버려도
나라는 사람을 몰랐던 넌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하나야
한 개뿐이야, 달디단, 밤양갱
멜로디가 너무 좋은것 이전에, 가사부터 와닿았는데, 깊숙히 먼지쌓여있던 기억들이 먹먹하게 생각났다.
여러 연애와 이별를 겪으며, 진심이면 다 될줄 알았던 과거가 생각났었다.
진심을 다한다는 일은, 세상을 살아가며 평생 잃지 않아야할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마음들을 왜곡되지않게 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렵지만)
밤양갱에 대한 곡 소개글을 보면,
라고 쓰여있다.
진수성찬을 차리며 나의 온 마음, 없는 시간 과 돈 전부 바쳐서 진수성찬을 차리는게 사랑인 줄 알았지만,
사소한 행동이나 말투조차도, 서로를 위해주며 아껴준다면, 그 작은 순간마저도 사랑으로 느껴지는 사랑의 과정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내가 여자친구에게 바래왔던게, 많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함 과 동시에,
아냐. "네가 원하는건 완벽히 바뀔 수 없어서 미안해. 노력해볼게." 라는 말을 듣고싶었을 뿐인 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있었다.
장기하와얼굴들의 "나란히 나란히"라는 곡의 가사들이 너무나 떠올랐다.
나란히 나란히 걸어다닐 걸 그랬어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어쩌면 나는 결국
네가 정말로 원하는 건
단 한 번도 제대로 해줘본 적이
없는 건지도 몰라
장기하와 얼굴들 - 나란히 나란히
서로 "개인"으로 살아온지도 28년이 넘은시점에,
타협할 건 타협하고, 고칠 건 고쳐가고, 그 와중에, 내 자신이 지워지지않게 중심을 잡아가며 연애를 한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연애 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
하려던 말을 꾹 참고 "내가 미안해"라는 말을, 자존심 내려놓고 뱉는 사람들은,
상대방보다 더 큰 사랑을 하고 포용함을 알기에, 뼈 아린 공감을 보낸다.
(결국 진심을 결국 상대에게 못 전했다는 것도 먹먹한 대목이다.)
밤양갱의 멜로디는, 발랄한 곡으로 연출되는데,
메이플스토리 루디브리엄에서 나올 법한 드럼소리와 경쾌한 트럼펫이 그 이유일 것 이다.
하지만, 함께 뱉는 마냥 기쁘지 않은 가사는 더더욱 슬픔을 더한다.
덤덤하고 쓸쓸한 가사와는 대조적인 멜로디. 항상 언급해온 장기하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끝이 항상 정해져있다는게 슬프다.
"내가 원했던 건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었어."
"그거 되게 많이 바라는거야."
+추가영상
라디오스타와 딩고프리스타일에서 부른 버전도 겁나 좋음
https://youtu.be/3zEIqTUVHiY?si=eQqW-xSj8-GpBBdI&t=180
https://www.youtube.com/watch?v=EVJjmMW7eII&ab_channel=dingofree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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